안녕? 먹구형이야.
그래픽 디자이너로 30년 살아오면서 느낀 게 있어. 이미지만으로는 세상을 다 표현할 수 없다는 거지. 요즘 들어 더 강하게 느끼는 건, 글쓰기가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한 거야. 그래서 오늘은 이 늙은이가 왜 글쓰기에 꽂혔는지 얘기해볼까 해.
처음에 디자인만 하던 시절엔 '이미지가 천 마디 말보다 낫다'는 말을 진리처럼 믿었어. 그런데 세월이 흐르면서 깨달았지. 아무리 멋진 이미지도 제대로 된 글 한 줄이 없으면 그냥 예쁜 그림에 불과하다는 걸. 특히 클라이언트한테 프레젠테이션할 때, 내 디자인 의도를 글로 명확하게 전달 못하면 프로젝트가 산으로 가는 경우를 수도 없이 봤거든.
생각의 정리, 그게 첫 번째야
글을 쓴다는 건 머릿속 생각을 정리하는 과정이야.
어제 포토샵으로 작업하다가 레이어가 100개 넘게 쌓였는데 네이밍 제대로 안 해놔서 고생했거든. 글쓰기도 마찬가지야. 생각이라는 레이어들을 제대로 정리해놓지 않으면, 나중에 그 생각을 찾을 때 헤매게 돼.
난 요즘 디자인 작업 시작하기 전에 꼭 글로 기획서부터 써. 컨셉, 색감, 구도... 이런 거 먼저 글로 정리해놓으면 작업이 훨씬 수월해. 예전에는 바로 그래픽 툴 켜고 시작했다가 중간에 길 잃은 경우가 많았거든. 글로 먼저 정리하니까 시간도 절약되고, 클라이언트한테 설명할 때도 훨씬 논리적으로 말할 수 있게 됐어.
특히 요즘같이 재택근무도 많고, 문서로 소통하는 일이 많은 시대에는 글쓰기 능력이 더 중요해졌어. 이메일 한 통으로 프로젝트의 방향이 결정되기도 하니까. 내가 말하고 싶은 바를 정확하게 전달하지 못하면, 결국 나만 손해보는 거지.
글쓰기가 주는 또 다른 보물은 바로 '자기 성찰'이야. 디자인 작업하다 보면 가끔 슬럼프가 오거든. 그럴 때마다 나는 내 생각을 글로 풀어내. '왜 디자인을 하는가?', '어떤 디자이너가 되고 싶은가?' 이런 질문에 답하다 보면 어느새 길이 보여.
옛날에 큰 프로젝트 하나 날려먹고 한 달 동안 아무 작업도 못 했을 때가 있었어. 그때 일기 쓰듯이 내 생각을 털어놓은 글이 지금도 컴퓨터에 남아있는데, 가끔 읽어보면 그때의 절망감과 그걸 극복한 과정이 생생하게 느껴져. 글쓰기는 일종의 타임캡슐 같은 거야. 그때의 나를 지금의 내가 다시 만나게 해주는.
글을 쓰다 보면 신기한 경험을 해. 처음엔 나만의 생각을 정리하려고 시작했는데, 그게 누군가의 마음을 움직이는 순간이 와. 내가 진심으로 쓴 글은 언제나 독자의 마음에 닿아. 화려한 미사여구보다 솔직한 한 문장이 더 깊은 울림을 줄 때가 많아. 디자인도 마찬가지지. 트렌디한 기법보다 진정성 있는 작업이 더 오래 기억되는 것처럼.
처음부터 완벽할 필요 없어
글쓰기를 어려워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처음부터 잘 쓸 필요 없어. 디자인도 처음부터 완벽한 작업물이 나오지 않잖아. 스케치하고, 다듬고, 색 입히고... 여러 단계를 거치지. 글도 마찬가지야. 초고는 엉망이어도 괜찮아. 중요한 건 계속 다듬어가는 과정이야.
내가 첫 블로그 글 쓸 때는 하루 종일 걸렸어. 지금은 한 시간이면 이 정도 길이의 글을 쓸 수 있지. 모든 기술이 그렇듯 글쓰기도 연습이 필요해. 그리고 그 연습의 결과는 반드시 나타난다고.
디자이너에게 글쓰기가 특히 중요한 이유있어
디자이너들, 시각적인 표현에는 강한데 말로 설명하는 건 약하다는 편견이 있어. 근데 생각해봐. 뛰어난 디자이너들은 항상 자기 디자인에 대한 스토리텔링이 탁월해. 애플의 조너선 아이브가 새 제품 소개할 때 얼마나 매력적인 언어로 설명하는지 봤지? 그게 바로 디자인과 이야기의 결합이야.
디자인은 문제 해결이고, 글쓰기는 그 해결 과정을 설명하는 도구야. 둘 다 잘하면? 그야말로 무적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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